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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설끝에 다다른 봄기운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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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2-03-09 15:11 조회6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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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 사람 

 

겨울도 끝자락인지 칼날처럼 매서운 바람에 따스함이 완연히 묻어납니다. 

잔설(殘雪) 사이로 싹트는 봄기운처럼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삶의 전환점은 늘 있기 마련입니다. 

 

또한 그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보조국사 지눌스님께서 『계초심학인문』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이 된다. 

蛇飮水成毒

牛飮水成乳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쳐도 슬기롭게 극복하면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됩니다. 

반면에 아무리 좋은 상황이 찾아왔다고 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니 힘들다며 한탄만 늘어놓아서도 안 되고, 만사가 형통이라며 방심해서도 안됩니다. 

 

공자님도 『논어』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면서 깊이 생각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할 수 없다. 

不曰如之何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과거에 사로잡혀 옴짝달싹 못하거나 미래를 걱정해 너무 주저하는 것도 문제지만, 아무 계획도 없이 방만하게 오늘을 보내는 것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설령 천운이 찾아온다 해도 게으른 사람은 그 

기회를 살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만사에 신중하게 돌이키고, 올바른 방안을 찾아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힘든 상황을 돌이켜 보면 대부분 나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기심에 과도한 욕심을 내고, 이기심에 분을 참지 못해 힘든 일들이 닥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힘든 일을 해결하자면,땅에 넘어진 사람이 땅을 짚고 일어서듯 이기심을 참회하고, 욕심을 줄이고, 분노를 잠재워야만 합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무리 길이 곧고 탄탄하다 해도 그 길을 걷지 않으면 끝내 목적지에 닿을 수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주장할 일이 있을 때 차분히 대화를 시도하고 목소리를 조금 더 낮추고,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심호흡 한 번 한 후, 다섯 대의 떡을 둘이서 나눌 일이 있을 때 상대에게 세 개를 양보합시다.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야 삶의 물줄기를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이해하고 양보하고 용서하는 마음, 이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멋스럽습니다. 마음의 향기는 꽃보다 진합니다. 한 사람이 향기로우면 한 가정이 향기롭고, 한 마을이 향기로우면 한 나라가 향기로운 것입니다. 

 

쇳덩어리를 시뻘건 화로에 녹여 날이 시퍼런 칼로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쟁기와 호미를 만드는 것도 사람입니다. 행복과 불행, 내 삶을 어떻게 만들지는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길을 얻는 것은 언제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__2016년 3월 햇살이 따스하던 날에

                                                 

                                           <발췌: 정념스님이 오대산에서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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