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오대산 숲길 걷다 보면 우리 모두 선재동자가 됩니다” (법보신문) > 언론에 비친 월정사

검색하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소통Odae mountain Woljeongsa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언론에 비친 월정사

언론에 비친 월정사

“초록빛 오대산 숲길 걷다 보면 우리 모두 선재동자가 됩니다” (법보신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5-05-30 17:40 조회319회 댓글0건

본문

2025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오대산 월정사 정념 스님은 “오대산 걷기대회는 참여하는 모두가 선재동자가 되어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광미디어]

오대산 월정사 정념 스님은 “오대산 걷기대회는 참여하는 모두가 선재동자가 되어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광미디어]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2025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를 앞두고 생명과 평화,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념 스님은 기후위기와 양극화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한 ‘인식의 전환’을 강조하며 ‘걷기’라는 실천을 통해 ‘생명, 평화, 나눔’의 가치를 체득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6월 7일 ‘2025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의 개막을 앞두고 정념 스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 편집자

걷는다는 건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가장 조용한 선언…수행은 함께할 때 더욱 가치
수많은 고승대덕 걸은 선재길 따라 걸으며 ‘화엄경’ 화합·평화 지혜 발견하길 바라
화엄 세계는 보살행으로 이어지는 불교의 길…차별·분열 넘어 공존 향한 동행 기대

▶ 2025년 제20회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가 곧 열립니다. 올해 대회가 지닌 핵심 메시지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는 지난 2004년 시작되어 생명, 평화, 나눔을 주제로 오대산 천년숲길인 선재길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특히 올해 2025년, 제20회 행사에서는 우리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과 세대, 다문화 등의 내재된 분절 및 차별 속에서 화합과 통합을 향한 절실한 마음을 함께 걸으며 희망의 지혜를 찾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기후위기, 양극화, 사회적 불안정 등 복합적인 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우리 사회가 이러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 근본 원인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이럴 때일수록 종교와 수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생각됩니다. 스님께서 보시는 그 역할은 무엇인지요?

“오늘날 기후위기 문제나 평화의 문제, 양극화 등 사회적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AI 시대의 기술 혁명은 자기 정체성의 문제나 마음의 병리 현상 같은 것들을 심화시키는 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우리는 존재의 궁극에 대한 문제, 우리가 관념적으로라도 이해할 수 있는 사상의 틀이 필요합니다. 불교는 화엄사상이나 연기적 관점, 공의 철학을 통해 이를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분별하는 마음으로는 번뇌나 고통에서 궁극적으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분별이라는 것은 상대적 개념인 상을 낳고, 다시 그 상에 종속되는 일들의 반복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별을 무별지로 전환하고, 마음의 분별 자체를 하나의 실상으로 전환 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교는 연결성의 회복을 통해 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집중과 통찰이라는 계정혜 삼학을 체득해 나가는 수행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탐욕이 중심인 사회에서 종교성은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사랑, 연민, 평등심 등이죠. 유토피아로 가느냐, 디스토피아로 가느냐는 결국 인간이 가슴을 여느냐에 달렸습니다. 가슴을 여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 오대산 걷기대회는 단순한 건강 행사를 넘어, 불교계가 사회와 함께하는 실천의 장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월정사가 이 걷기대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불교적 메시지나 실천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입니까?

“오대산의 선재길은 ‘화엄경’에 나오는 선재동자의 이름을 빌어서 만들어진 천년숲길입니다. 이 길을 걷는 곳곳에서 만나는 모든 생명이 바로 53선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오대산 걷기대회는 참여하는 모두가 선재동자가 되어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되새기길 바랍니다. 또한 함께하는 모든 이들과 자연이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이를 통해 ‘생명’ ‘평화’ ‘나눔’을 일깨우는 도량이 되기를 서원합니다.”

오대산 월정사는 2004년부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를 열어 상생과 화합,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 모습. [법보신문DB]

오대산 월정사는 2004년부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를 열어 상생과 화합,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 모습. [법보신문DB]
▶ ‘함께 희망의 길을 걷다’라는 올해 대회의 주제는 월정사의 화엄정신과도 맞닿아 있는 듯합니다. 이 주제에 담긴 불교적 의미와 월정사의 역사적 정체성과의 연관성은 물론, 스님께서 강조해오신 참선요가 등 몸과 마음이 함께하는 수행의 관점에서도 어떻게 이 걷기대회가 연결된다고 보시는지요?

“‘함께 희망의 길을 걷다’라는 주제는 물리적 걷기 이상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주제는 월정사의 화엄정신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화엄경’에서 말하는 ‘법계연기'는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가르침을 전합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은 단지 개별적인 길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길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자연과 타인, 세상과의 연결을 느끼고, 우리의 존재가 서로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참선요가와 몸과 마음의 수행도 마찬가지로 외적 활동을 내적으로 고요와 적정에 이르게 됩니다.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체험을 하며, 이 과정은 내면의 평화와 외부 세계와의 조화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고, 희망의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습니다.”

▶ 이번 대회에서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됐습니다. 다문화 가족들과 함께 걷는다는 것에 담긴 사회적·불교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리 사회와 불교계는 다문화 시대에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미 우리 사회에는 이주노동자, 국제결혼 등으로 구성된 다문화가정의 비율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방에서는 그 비율이 생각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통념은 여전히 차별적 시각이 큽니다. 그러한 차별은 결국 시비를 낳고, 분쟁을 일으킵니다. 분별을 내려놓는 수행을 하는 불교는 더더욱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사무량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재길을 함께 걷으며, 그들의 문화와 음식을 함께하는 계기를 통해 교류하고 연대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대산 월정사는 2004년부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를 열어 상생과 화합,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 모습. [법보신문DB]

오대산 월정사는 2004년부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를 열어 상생과 화합,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 모습. [법보신문DB]
▶ 월정사는 2004년부터 선재길 걷기대회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걷기’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던 시기였을 텐데요, 이 행사를 처음 기획하게 된 계기나 배경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2004년 시작된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는 단순한 운동이나 건강을 목적으로 한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걷기’라는 개념이 대중적인 관심을 끌지 않았던 시기였지만, 월정사는 이 행사를 통해 불교적 의미를 담고자 했습니다. 불교에서 걷기는 단순히 이동하는 행위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본래의 모습을 되새기는 중요한 수행의 한 방식입니다. 걷기를 통해 자연과 생명력의 의미를 느끼고, 사회적, 환경적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며, 화합과 통합을 이루고자 했습니다. 이 대회를 통해 사람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 올해는 오대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찰림이 국립공원 안에 포함돼 있어 여러 제도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불교계의 입장을 오랫동안 지켜보신 입장에서 제도 개선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요?

“국립공원 내 공원문화유산지구 및 공원 경계 인접부의 불교유산과 공간 등은 사찰의 실제 생활공간이면서 대규모 관광객이 집중되는 관광 기능 지역임에도 다양한 규제로 인해 문화유산 활용의 각종 사업 추진과 공공 인프라 및 문화 콘텐츠의 획기적 개선이 어려운 여건입니다. 물론 국립공원 지정으로 구역 내 관리와 지원 등을 충실히 해주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호 협의 하에 문제점들을 개선하다보니 충분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보다 적극적인 문화유산 진흥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종단에서도 이와 관련된 부분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불교에서 걷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함께하는 수행의 한 방식으로도 이해됩니다. 스님께서 생각하시는 ‘걷기’의 불교적·수행적 의미는 무엇입니까?

“불교에서 걷기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수행의 방식입니다. 걷는 동안 몸은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더불어 마음도 그 걸음에 온전히 집중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의 순간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을 통합시키며, 외부와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고 마음의 평화를 만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얻는 정신적인 깨달음은 일상에서 길을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걷기’를 통해 내면의 평화와 균형을 찾고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룸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삶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오대산 월정사는 2004년부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를 열어 상생과 화합,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 모습. [법보신문DB]

오대산 월정사는 2004년부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를 열어 상생과 화합,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 모습. [법보신문DB]
▶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는 월정사 행사에 그치지 않고 불교계 전체가 배워야 할 실천 모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행사가 종단이나 한국불교 전반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스님의 기대를 듣고 싶습니다.

“사찰의 행사는 언젠가부터 산사음악회로 대변될 정도로 획일화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근래 지역사회에서도 같은 유형의 문화행사들이 많아지면서 사찰의 문화행사가 갖는 특성이 사라지거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명상’ ‘요가’ ‘걷기’ 등에 대한 마음과 몸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사회풍토 속에서 대자연 속에 위치한 다수의 지역 사찰들은 한국불교의 수행 문화를 바탕으로 자연과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전파하는 방향으로 사찰의 문화행사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월정사는 지역사회와 다양한 세대와의 연대를 실천해온 사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불교계 안팎에 큰 시사점을 던진다고 생각되는데요, 지금 시대의 흐름 속에서 승가 공동체가 지녀야 할 역할과 방향에 대해 스님의 생각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존하는 삶이 인간 본연의 모습입니다. 그 속에서 영성도 발현되는 것입니다. 지역사회, 세대 간 연대 등을 위해 행해온 일련의 월정사 활동은 전법과 포교를 넘어서 자각 중심의 내재적 불교에서 상생과 공존을 추구하는 시민 불교로 거듭나는 보살 운동을 궁극적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명상의 실행은 곧 법계 연기를 두고 우주적 관계성을 회복하는 보살 행위를 통해 파편화되고 분절된 개개인의 삶을 이어주는 정신적 기반이자 실천 철학으로, 승가공동체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를 함께 걷는 사부대중과 시민들에게 스님께서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오대산 천년숲, 1400여 년 전 자장율사가 산문을 여신 이후 수많은 고승대덕들께서 걸어가셨던 치열한 구도의 길을 사부대중이 모두 모여 한 마음으로 걸어보려 합니다. 걸으면서 나를 만나는 시간, 걸으면서 명상하는 오대산 선재길 걷기대회를 통해 함께 희망의 길을 걸으며 일상의 복잡함을 잠시 접어두고 꽃보다 아름다운 초록에 눈을 씻고, 오대천 맑은 물소리를 귀에 담으며, 봄빛이 충만한 길을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법보신문/ 남수연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