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 스님 “AI시대, 풍요 속 공허…불교 역할 커진다” (현대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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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6-04-29 08:07 조회149회 댓글0건본문
정념 스님 “AI시대, 풍요 속 공허…불교 역할 커진다”
- 여수령 기자
- 승인 2026.04.28 20:53
4월 28일 중앙승가대 초청 특강
‘AI 대전환과 불교의 역할’ 주제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인공지능(AI)시대를 ‘문명 전환의 분기점’으로 규정하고, 그 전환의 방향을 좌우할 핵심은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불교에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 낙관론과 위기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불교는 물질문명을 넘어 ‘의미와 공존의 질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념 스님은 4월 28일 중앙승가대학교 자비관에서 열린 ‘AI 대전환과 불교의 역할’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강에는 중앙승가대 총장 월우 스님을 비롯한 교직원 스님들과 중앙종회의원 덕현·각연 스님, 학인 스님, 신도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념 스님은 중앙승가대 5기 동문이자 13·14대 총동문회장을 역임했다.

정념 스님은 먼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정서적 영역까지 확장되는 시대가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범용 인공지능(AGI)의 등장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초지능’의 출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님은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정과 행복마저 생화학적·전기적 조절 대상으로 만들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이 인류 복지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윤리적 통제가 미흡할 경우 전쟁, 정보 조작, 인간성 훼손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님은 ‘윤리’를 핵심 변수로 제시했다. AI의 방향은 결국 그것을 설계하고 사용하는 인간의 마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탐진치 삼독이 해소되지 않으면 어떤 기술도 인간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종교의 역할도 분명히 했다. 스님은 “물질적 풍요가 확대될수록 인간은 오히려 정신적 공허를 겪게 된다”며 “그 공허를 채우는 것은 결국 종교와 수행의 영역”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불교적 해답이 ‘수행과 보살행’이라는 것이다.
정념 스님은 “일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는 곧 수행의 조건이 갖춰진 사회”라며 “모든 사람이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세계는 곧 불국토”라고 설명했다. 특히 간화선을 중심으로 한 선 수행은 정보 과잉 시대에 인간성을 회복하는 핵심 수행법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앞으로는 세상 전체가 수행의 장이 될 수 있다”며 “출가 여부를 떠나 수행적 삶과 공존의 가치가 확산될 때, 인공지능 문명은 유토피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교의 미래 전략으로는 ‘데이터화’를 제시했다. 대장경과 어록, 사찰 문화유산 등 방대한 불교 자산이 AI 환경 속에서 활용되지 못한다면, 단순히 ‘저장된 지식’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스님은 “불교는 가장 오래되고 방대한 콘텐츠를 지니고 있다”며 “이를 데이터로 전환해 인공지능에 입력할 때, 그것이 곧 새로운 에너지이자 전법의 길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AI시대에 불교의 실천 방향과 종단적 과제가 논의됐다.
출가자 감소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종교만의 문제가 아닌 시대적 현상”이라며 “수행자로서의 위의를 지키고 보살행을 실천할 때 그 가치가 시대와 공명하며 새로운 출가 동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사과정의 원성 스님은 94년 종단개혁에 대해 질문했다. 정념 스님은 “당시 ‘3선 저지’라는 대중의 요구가 있었고, 시대적 합의 속에서 이뤄진 종헌에 의해 종단 구조가 흘러오고 있다. 당시로서는 최선이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은 그 성과와 한계를 함께 성찰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비는 섭수와 절복을 함께한다”며 과거 갈등을 넘어서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윤리에 대해서는 불교의 화엄사상이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스님은 “모든 존재가 상호 연결돼 있다는 인드라망의 관점이 기술 개발과 활용의 기준이 돼야 한다”며 “인공지능은 결국 개발자와 사용자의 업(業)이 반영되는 구조다.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기술의 방향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불자들의 수행 방법으로는 “분별심을 내려놓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분별을 통해 생존해 왔지만, 그 분별이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념 스님은 “한 생각 이전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수행”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일을 하든 깨어 있는 힘을 배양하는 것이 일상에서 수행하는 길”이라고 제시했다.
“대중이 모두 지옥에 간다면 함께 가겠느냐”는 질문에는 “대중과 함께하는 길은 두려울 것이 없다”며 “일념을 파하면 지옥도 한순간에 극락으로 전환된다”고 답했다.
정념 스님은 끝으로 “AI시대는 문명 전환의 과정이며, 그 방향은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그 길 위에서 불교는 화엄적 세계관과 선 수행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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