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쌓인 월정사, 동안거 해제하던 날 [시선] (시사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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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6-03-18 08:50 조회36회 댓글0건본문

“월정사에는 5월에도 눈이 내리기도 하지만 동안거 해제일 날 이렇게 많이 내린 건 처음인 듯 하네요. 그래도 어찌합니까, 다 치워야지요.” 3월3일 오전 넉가래(눈삽)로 적광전 앞길을 내던 정념 스님(월정사 주지)이 허리를 한번 펴고는 살며시 미소 지었다. 하지만 그치지 않는 눈발에, 금세 치운 길 위에 다시 흰 배경색이 깔렸다.
이날은 ‘동안거(冬安居)’ 해제일이었다. 동안거는 불교의 전통 수행 방법으로, 음력 10월15일부터 이듬해 1월15일까지 겨울철 석 달간 승려들이 산문을 닫고 외부 출입을 삼가며 집중적으로 수행에 전념하는 의식이다. 동안거가 해제되던 날 내린 눈도 스님들에겐 하나의 수행길이었다. 제설차 대신 울력(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 일함)을 통해 넉가래로 길을 내고 빗자루로 쓸고, 큰길에는 염화칼슘 대신 흙을 뿌렸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자락에 자리 잡은 월정사에서 석 달간의 수행을 마친 스님들에게 정념 스님은 “오늘 산문을 나서시면 바로 걸음걸음이 보보시도량(步步是道場, 한 걸음 한 걸음이 도를 닦는 곳)이요, 보보등고(步步登高, 한 걸음 한 걸음 높이 올라가는 것)하시는 그런 걸음이 되시기를 기원해 마지않습니다”라며 해제 법문을 건넸다. 스님들은 쌓인 눈 사이로 산문을 열고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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