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 대종사시여, 화엄세계서 평온 누리소서” (현대불교신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6-03-17 09:14 조회36회 댓글0건본문
“원행 대종사시여, 화엄세계서 평온 누리소서”
- 진부 월정사=신중일 기자
- 승인 2026.03.16 13:41
조계종 원로의원 자광 원행 대종사 영결·다비식 엄수
3월 16일 오대산 월정사 일원서
사부대중 2000명 참석·애도
종정 성파 대종사 법어로 추모
"감로법미로 무생락 누리소서"

“자광당 원행 대종사시여! 이제 육신의 짐도, 고문의 기억도, 가람의 무게도 모두 내려놓으소서. 평생 그리셨던 화엄세계에서 이제는 ‘멀리 가는 이(遠行)’가 아니라 ‘이미 도착한 이’로 영원한 평온을 누리시옵소서.”
한암·탄허·만화 대종사로 이어지는 오대산 법통을 계승하고 선양하며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던 조계종 원로의원 자광당 원행 대종사(월정사 선덕)가 적멸의 길로 나아갔다.

조계종은 3월 16일 월정사 화엄루 일원에서 ‘자광당 원행 대종사 영결·다비식’을 원로회의장으로 엄수했다.
이날 영결·다비식에는 원로의장 불영 자광 대종사, 총무원장 진우 스님,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을 비롯한 종단 주요 지도자 스님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각계 인사, 지역 불자 등 사부대중 2000여 명이 참석했다. 평소 원행 스님과 인연이 깊었던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 부산지원장 혜도 스님, 울산지원장 혜안 스님 등 한마음선원 사부대중과 한명우 현대불교신문 대표도 영결식장을 찾아 애도했다.

영결식에서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원행 스님을 추모했다. 성파 스님은 원로회의 수석부의장 상월 보선 대종사가 대독한 법어에서 “원행 스님께서는 한암, 탄허, 만화 스님의 법통을 이어 수행하시고, 월정사 대웅전 중창 등의 가람수호와 불교중흥을 위해 정진하셨으며, 재소자 등의 교화에도 힘쓰시며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모범을 보이신 이 시대의 선지식이셨다”고 회고하며 “이제 대종사 각령전에 조계의 맑은 물로 청차(淸茶)를 올리오니 감로법미(甘露法味)로 무생락(無生樂)을 누리소서”라고 설했다.

진우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스님께서는 오대산 삼화상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과 포교, 도량불사와 화합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다”며 “특히 10·27 법난의 고초 속에서도 유위법에 집착하지도 않으시고 무위법에 머무르지도 않으셨다”고 기렸다.
이어 “동해 바다의 흰 구름이 태백산맥을 넘어 다시 오대산으로 돌아오듯 혹여 아직 이루지 못한 원력이 남아 있다면 속환사바하시어 그 뜻을 다시 이루시기를 바란다”고 발원했다.

자광 스님은 영결사를 통해 “스님께서는 살아생전 ‘인생은 초저녁 풋잠에 꾼 꿈에 지나지 않은 것을 알면 부처이고, 이를 모르고 꿈속에서 꿈을 꾸면 무지한 중생’이라고 설하셨다”면서 “부디 속환사바(速還娑婆)하시어 꿈속에서 꿈을 꾸는 미욱한 중생들에게 이 세상이 한바탕 부질없는 꿈임을 일깨워주시라”고 애도했다.

문도를 대표해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추도문 낭독하며 어른의 마지막을 기렸다. 정념 스님은 “탄허 스님께서는 스님께 ‘원행’이라는 법명과 함께 ‘멍청이가 되라’는 화두를 내렸고, 스님은 평생 ‘멍청이’라는 이름을 가장 귀중한 보물처럼 가슴에 품고 사셨다”며 “스님은 한암·탄허·만화 스님으로 이어지는 오대산 삼화상의 가르침을 가까이에서 실천한 ‘아난다’와 같은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스님께선 생전 날뛰는 심마(心馬)를 멈추고 지혜의 고삐를 잡으라 하셨다. 스님의 마지막 말씀처럼 날뛰는 심마를 멈추고 지혜의 고삐를 잡으니 그곳이 바로 적멸의 낙원인가”라고 가르침을 되새기며 “불기 2570년 3월 12일, 우리는 스님께서 남기신 ‘멍청이’라는 이름의 고귀한 지혜와 지비심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요 내빈들의 조사들도 이어졌다.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오대산의 맑은 바람이 돼 본래의 자리를 살피게 하던 원행 스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겠다”고 추모했으며,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등운 스님은 “스님께서는 사회와 소통하며 끝없는 정진으로 종단이 나아가야 할 현대적 수행자의 길을 밝힌 찬연한 사표였다”고 기렸다.


10.27법난 피해자모임 수석부회장 중하 스님은 “법난 피해자들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 않고 늘 함께 해주셨던 그리운 회장 스님”이라며 “우리 피해자들은 이제 누구를 의지해야 하나. 참으로 눈물이 난다”고 슬퍼했다.
비구니 스님들을 대표해 영전 앞에 선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도 “스님께서는 후회 없이 피어나는 꽃처럼 사셨고 세수 여든이 넘어서도 새벽예불과 탑돌이를 거르지 않으셨던 철저한 수행자이셨으니, 이제 무거운 법의(法衣)를 벗으시고 본래의 적정 언덕에서 편히 쉬소서”라고 애도했다.

영결식 후 원행 스님의 법구는 인로왕번을 앞세운 사부대중 만장행렬과 함께 연화대로 이운됐다. 연화대에 안치된 스님의 법구는 ‘스님! 불들어 갑니다’는 거화와 함께 사바세계에서 마지막 법문을 보이며 적멸로 나아갔다.
원행 스님의 49재는 △초재 3월 18일 오전 10시 오대산 월정사 △2재 3월 25일 10시 오대산 월정사 △3재 4월 1일 오전 10시 횡성 보광사 △4재 4월 8일 10시 오대산 월정사 △5재 4월 15일 오전 10시 횡성 보광사 △6재 4월 22일 오전 10시 오대산 월정사 △7재 4월 29일 10시 오대산 월정사에서 봉행된다.
진부 월정사=신중일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