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 스님, 분열·불안 시대에 ‘세계시민보살’ 제안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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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5-07-12 13:29 조회30회 댓글0건본문
문유정 교수와 공동연구, ‘동서철학연구’에 발표
화엄보살 사상 통해 시민의 길을 새롭게 제시
지구적 위기 시대, 수행서 길어올린 공공 윤리
자기 넘어 타자와 함께 깨어나는 시민성 특징
법계연기와 십선계로 그려낸 보편 윤리 지도
![월정사 주지 퇴우정념 스님. ‘세계시민보살’ 개념을 제안한 스님은 국제무대에서도 불교의 평화철학과 공공윤리를 널리 알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멕시코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자 월드서밋’에서 강연하는 모습. [월정사 제공]](https://cdn.beopbo.com/news/photo/202507/330210_139426_5622.jpg)
월정사 주지 퇴우정념 스님. ‘세계시민보살’ 개념을 제안한 스님은 국제무대에서도 불교의 평화철학과 공공윤리를 널리 알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멕시코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자 월드서밋’에서 강연하는 모습. [월정사 제공]
팬데믹과 기후위기, 전쟁과 혐오가 일상이 된 시대. 시민은 더 이상 법과 제도의 구성원에 머무르지 않고, 윤리적 존재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권리와 의무 중심의 시민 개념은 이제 개인과 공동체, 지구와 타자 사이의 관계를 다시 사유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대안적 시민 모델이 불교의 보살사상에서 제시됐다.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퇴우정념 스님과 문유정 동국대 외래교수는 최근 공동 논문에서 ‘화엄경’의 보살 사상을 기반으로 한 ‘세계시민보살(Universal Bodhisattva Citizenship)’ 개념을 통해 현대 시민성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논문 ‘화엄경 보살 사상으로 바라본 세계시민보살의 덕목–불교 시민성 정립의 이론적 토대’(‘동서철학연구’ 제115호)는 기존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시민 개념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고, 보살 수행의 윤리를 공공성과 시민성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논문은 먼저 서구 시민성의 구조적 한계를 짚는다. 자유주의 시민성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최상의 가치로 삼지만 지나치게 개인화된 존재 이해는 이기주의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공화주의는 공동선과 공적 참여를 강조하지만, 개인이 집단에 함몰되거나 다양성을 억제하는 경향을 내포할 수 있다. 세계시민주의 역시 보편주의 지향으로 인해 특정 공동체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포괄하지 못하는 이론적 약점을 드러낸다.
![1337년 고려시대 사경된 ‘대방광불화엄경’ 권34의 권수 변상도(부분). 중앙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등 보살들이 법회에 동참한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이 장면은 보살들이 서로 연기(緣起)하며 공동의 깨달음을 지향하는 화엄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퇴우정념 스님이 제안한 ‘세계시민보살’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Google Arts & Culture]](https://cdn.beopbo.com/news/photo/202507/330210_139427_5622.jpg)
팬데믹과 기후위기, 전쟁과 혐오가 일상이 된 시대. 시민은 더 이상 법과 제도의 구성원에 머무르지 않고, 윤리적 존재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권리와 의무 중심의 시민 개념은 이제 개인과 공동체, 지구와 타자 사이의 관계를 다시 사유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대안적 시민 모델이 불교의 보살사상에서 제시됐다.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퇴우정념 스님과 문유정 동국대 외래교수는 최근 공동 논문에서 ‘화엄경’의 보살 사상을 기반으로 한 ‘세계시민보살(Universal Bodhisattva Citizenship)’ 개념을 통해 현대 시민성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논문 ‘화엄경 보살 사상으로 바라본 세계시민보살의 덕목–불교 시민성 정립의 이론적 토대’(‘동서철학연구’ 제115호)는 기존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시민 개념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고, 보살 수행의 윤리를 공공성과 시민성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논문은 먼저 서구 시민성의 구조적 한계를 짚는다. 자유주의 시민성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최상의 가치로 삼지만 지나치게 개인화된 존재 이해는 이기주의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공화주의는 공동선과 공적 참여를 강조하지만, 개인이 집단에 함몰되거나 다양성을 억제하는 경향을 내포할 수 있다. 세계시민주의 역시 보편주의 지향으로 인해 특정 공동체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포괄하지 못하는 이론적 약점을 드러낸다.
![1337년 고려시대 사경된 ‘대방광불화엄경’ 권34의 권수 변상도(부분). 중앙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등 보살들이 법회에 동참한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이 장면은 보살들이 서로 연기(緣起)하며 공동의 깨달음을 지향하는 화엄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퇴우정념 스님이 제안한 ‘세계시민보살’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Google Arts & Culture]](https://cdn.beopbo.com/news/photo/202507/330210_139427_5622.jpg)
1337년 고려시대 사경된 ‘대방광불화엄경’ 권34의 권수 변상도(부분). 중앙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등 보살들이 법회에 동참한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이 장면은 보살들이 서로 연기(緣起)하며 공동의 깨달음을 지향하는 화엄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퇴우정념 스님이 제안한 ‘세계시민보살’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Google Arts & Culture]
이에 반해 ‘세계시민보살’은 ‘화엄경’이 설하는 법계연기론과 해인삼매, 십선계를 사상적 기반으로 삼아 개인과 타자, 세계와 우주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공통된 인식 위에 시민의 윤리적 삶을 구성한다. ‘시민’은 정치적 지위가 아니라 존재 방식이며, ‘보살’은 단지 깨달음을 추구하는 자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이타행을 실천하는 주체로 제시된다.
이 논문은 ‘세계시민보살’이 지닌 몇 가지 핵심 덕목을 제시한다. 첫째는 공성(空性)의 자각을 바탕으로 한 보편적 영성이다. 존재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화엄의 통찰은 시민의 자기중심적 자아를 벗어나게 하며, 타자의 고통에 능동적으로 응답하는 윤리적 감응 능력으로 전환된다. 이는 수행자의 내면에 머물지 않고, 공동선을 향한 삶의 실천으로 구체화 된다.
둘째는 십선계에 기반한 윤리 체계다. 살생, 거짓, 이간질, 탐욕, 분노 등 십선계의 각 조항은 단순한 계율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의무와 당하지 않을 권리라는 쌍방 구조를 통해 개인과 타자의 관계를 조정한다. 이는 시민의 행위를 규율하는 보편적 윤리로 기능하며, 공동체 내부의 정의를 구성하는 토대가 된다.
셋째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행성이다. ‘세계시민보살’은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하면서 동시에 타자를 이롭게 하는 보살의 원리를 따르며 타자와의 연대와 공생을 시민의 윤리적 실천으로 이끈다. 시민은 고립된 주체가 아니라 관계의 중심에서 행동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존재다.
넷째는 사사무애의 연대성이다. ‘화엄경’은 모든 존재가 서로를 비추며 존재한다고 설한다. 나와 너, 인간과 자연, 사회와 우주는 본질적으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망 속에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차별과 배제를 넘어서는 윤리적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상호 의존성과 동일성의 지혜를 회복하는 철학적 기반이 된다.
이에 반해 ‘세계시민보살’은 ‘화엄경’이 설하는 법계연기론과 해인삼매, 십선계를 사상적 기반으로 삼아 개인과 타자, 세계와 우주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공통된 인식 위에 시민의 윤리적 삶을 구성한다. ‘시민’은 정치적 지위가 아니라 존재 방식이며, ‘보살’은 단지 깨달음을 추구하는 자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이타행을 실천하는 주체로 제시된다.
이 논문은 ‘세계시민보살’이 지닌 몇 가지 핵심 덕목을 제시한다. 첫째는 공성(空性)의 자각을 바탕으로 한 보편적 영성이다. 존재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화엄의 통찰은 시민의 자기중심적 자아를 벗어나게 하며, 타자의 고통에 능동적으로 응답하는 윤리적 감응 능력으로 전환된다. 이는 수행자의 내면에 머물지 않고, 공동선을 향한 삶의 실천으로 구체화 된다.
둘째는 십선계에 기반한 윤리 체계다. 살생, 거짓, 이간질, 탐욕, 분노 등 십선계의 각 조항은 단순한 계율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의무와 당하지 않을 권리라는 쌍방 구조를 통해 개인과 타자의 관계를 조정한다. 이는 시민의 행위를 규율하는 보편적 윤리로 기능하며, 공동체 내부의 정의를 구성하는 토대가 된다.
셋째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행성이다. ‘세계시민보살’은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하면서 동시에 타자를 이롭게 하는 보살의 원리를 따르며 타자와의 연대와 공생을 시민의 윤리적 실천으로 이끈다. 시민은 고립된 주체가 아니라 관계의 중심에서 행동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존재다.
넷째는 사사무애의 연대성이다. ‘화엄경’은 모든 존재가 서로를 비추며 존재한다고 설한다. 나와 너, 인간과 자연, 사회와 우주는 본질적으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망 속에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차별과 배제를 넘어서는 윤리적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상호 의존성과 동일성의 지혜를 회복하는 철학적 기반이 된다.
![오대산 월정사 경내 전경. ‘세계시민보살’ 개념을 제안한 퇴우 정념 스님의 수행과 사유가 깃든 도량으로, 불교적 시민성과 공공윤리를 모색하는 중심 공간이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코리아넷]](https://cdn.beopbo.com/news/photo/202507/330210_139425_5621.jpg)
오대산 월정사 경내 전경. ‘세계시민보살’ 개념을 제안한 퇴우 정념 스님의 수행과 사유가 깃든 도량으로, 불교적 시민성과 공공윤리를 모색하는 중심 공간이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코리아넷]
이 논문은 불교 수행의 내면성을 공공성의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철학적 제안에 그치지 않는다. 수행과 시민성, 종교와 사회, 깨달음과 공동선은 더 이상 분리되지 않는다. ‘세계시민보살’은 시민이 도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며, 한국불교가 시대적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실천적 철학으로 자리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이 개념은 특정 종교의 도그마에 머무르지 않고, 종교 간 대화나 세속적 윤리 체계와도 접점을 이룰 수 있는 보편 윤리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깨달음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타자와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시민성은 제도의 권리가 아니라 수행으로서의 삶이라는 관점은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성찰이자 제안이 된다.
‘화엄경’의 보살이 시민이 되고, 시민이 보살이 되는 그 길. 그것은 삶과 수행, 개인과 세계, 깨달음과 실천이 하나로 이어지는 길이며,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더 늦기 전에 건네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보살이 시민이 되고, 시민이 보살이 되는 그 길. 그것은 수행자 퇴우 정념 스님의 오랜 사유와 실천이 오늘 우리 사회에 건네는 윤리적 제안이다.
이 논문은 불교 수행의 내면성을 공공성의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철학적 제안에 그치지 않는다. 수행과 시민성, 종교와 사회, 깨달음과 공동선은 더 이상 분리되지 않는다. ‘세계시민보살’은 시민이 도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며, 한국불교가 시대적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실천적 철학으로 자리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이 개념은 특정 종교의 도그마에 머무르지 않고, 종교 간 대화나 세속적 윤리 체계와도 접점을 이룰 수 있는 보편 윤리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깨달음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타자와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시민성은 제도의 권리가 아니라 수행으로서의 삶이라는 관점은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성찰이자 제안이 된다.
‘화엄경’의 보살이 시민이 되고, 시민이 보살이 되는 그 길. 그것은 삶과 수행, 개인과 세계, 깨달음과 실천이 하나로 이어지는 길이며,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더 늦기 전에 건네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보살이 시민이 되고, 시민이 보살이 되는 그 길. 그것은 수행자 퇴우 정념 스님의 오랜 사유와 실천이 오늘 우리 사회에 건네는 윤리적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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