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산 월정사에서 수행해 온 퇴우 정념 스님이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퇴우 정념 스님은 6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행으로 신뢰를 다시 세우고, 대중과 함께 결정하는 공의(公議)의 종단을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퇴우 정념 스님은 70여 년 전 전화로 폐허가 된 월정사 터에서 은사 만화 스님이 절망 대신 첫 돌을 놓았던 일화를 언급하며, 은사의 뜻을 받들어 위기에 처한 종단을 구하고자 산문을 나선다고 전했다.
스님은 지난 20여 년 사이 출가자가 80% 급감하고 비종교인의 불교 호감도가 반토막이 났으며, 인구 절벽으로 지역 사찰 존립이 흔들리는 현실을 ‘몸으로 느끼는 위기’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폐쇄적 의사결정과 재정 불투명성 우려가 겹치며 종단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단 혁신을 위한 첫 증표로 연임을 구하지 않는 ‘단임(單任)’을 서약했다. 이어 미래를 열기 위한 5대 종책으로 △수행으로 신뢰를 세우는 종단 △공의로 함께 결정하는 종단 △권한과 재정을 교구로 내려놓는 분권 △출가부터 입적까지 책임지는 복지 △AI 시대 치유의 중심이 되는 불교를 발표했다.

특히 퇴우 정념 스님은 중앙 권력을 내려놓는 ‘실질적 교구본사 중심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교구 자치법’을 제정해 말사 주지 임명권을 교구본사로 이관하고, 미자립 사찰 지원기금과 교구 상생 공동발전 기금을 조성해 자치 자립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사부대중이 스마트폰으로 현안을 상시 토론할 수 있는 ‘모바일 AI 대중공사 플랫폼(화쟁토론방)’ 구축을 공언했다.
또 승려 의료비 전액 지원과 교구별 노후 요양 시설 건립을 통해 종단이 먼저 돌보는 ‘능동형 복지 체계’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문명 전환기 대응책으로는 ‘불교 AI 윤리 선언’ 제정,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명상 프로그램 확산, 다국어 명상 앱 보급을 통해 한국불교를 세계인이 찾는 문화 브랜드로 세우겠다는 청사진을 펼쳤다.
정념 스님은 “권력은 교구와 대중에게 내려놓고 재정은 투명하게 공개해 외부 독립기관의 감사를 받겠다”며 “산문 밖의 길이 무겁고 멀지라도 대중의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며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원선영 기자 haru@kwnews.co.kr
오석기 기자 sgto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