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 스님이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념 스님이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오대산 월정사 주지를 지낸 정념 스님이 6일 “조계종 종단의 의사결정 폐쇄성, 재정의 불투명에 대한 우려가 쌓이면서 종단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며 다음달 치르는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정념 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문명의 전환기 앞에서 청소년 불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고, 불교 호감도는 반토막이 났고, 지역 사찰은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흐름 앞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념 스님은 회견에서 연임 출마가 예상되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겨냥한 발언과 공약도 전면화했다. 그는 “우리 종단의 근세사에서 총무원장 연임 때 큰 논란과 변고를 벌이는 악순환이 반복됐고, 연임은 경직된 권력 중심의 종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 중앙중심주의 등 정치적 폐단이 많고, 교구 중심주의에도 해가 된다. 종도 화합도 이룰 수 없다”며 총무원장 단임제, 중앙의 권한과 재정을 교구 현장으로 내려놓는 분권 등을 약속했다. 정념 스님은 “연임을 구하지 않고 이번 임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사부대중에게 올릴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다짐”이라며 “저는 오늘 단임을 서약한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단임제는 조계종 종헌 개정 사항임을 고려해, 자신이 총무원장이 되면 종헌 개정과 무관하게 연임 출마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힌 것이다.

정념 스님이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념 스님이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또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추진한 로봇 스님 수계에 대해서도 “인간이 인공지능에 종속되어 인류 생존까지 위협당하고, 동물 농장처럼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는 현실을 잘못 읽은 과도한 퍼포먼스”라며 “인공지능 사제의 뛰어난 지능에 대한 종속화를 가속할 우려가 있다”고 직격했다.

이날 회견에는 제24교구 본사 선운사 주지인 경우 스님도 참석했다. 이날 선운사 주지직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스님은 오는 10일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념 스님과 경우 스님이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 맞선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념 스님은 단일화와 관련한 질문에 “종단이 가야 할 방향 설정자로 제 소임을 다할 생각이다. 대중의 격려와 우려를 볼 때 함부로 제가 변경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중이 바라는 후보가 나오면 그 길은 열려 있다. 모든 게 합치되면 당연히 합쳐야 한다. 단일화는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념 스님이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념 스님이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무원장 후보 등록 기간은 오는 11~13일이다. 총무원장 선거는 다음달 3일 오후 치러진다. 재임 중인 중앙종회의원 전원과 전국 25개 교구에서 각 10명씩 선출한 선거인 등 321명의 선거인단이 간접 선거로 다음 총무원장을 선출한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