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고승 행적 재조명…한국불교학회 동계특별 세미나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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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5-12-14 12:41 조회82회 댓글0건본문
오대산 고승 행적 재조명…한국불교학회 동계특별 세미나
- 박건태 기자
- 승인 2025.12.11 10:17
- 호수 1805
12월 10일, 혼수·함허·유정·한암·탄허 스님 등
탄허학술상에 김광식 전 교수…상금 1000만 원
고려시대 혼수 스님에서 현대 탄허 스님에 이르기까지, 오대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고승들의 행적이 재조명됐다.


한국불교학회(회장 자현 스님)는 12월 10일 서울 동국대 함명희세미나실에서 ‘오대산의 역대 고승과 위대한 발자취’를 주제로 동계특별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와 한암문도회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한국불교학회장 자현 스님은 개회사에서 “오대산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수행 도량이며, 이곳 고승들의 행적을 정리하는 일은 한국불교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는 데 매우 뜻깊은 작업”이라며 “오대산의 특징과 수행 전통을 더욱 정밀하게 연구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도량, 나아가 세계불교와 소통하는 도량으로 발전시키는 데 학회가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김광식 전 동국대 특임교수에게 제4회 탄허학술상이 수여됐다. 학회는 “오랜 기간 탄허 스님 관련 연구와 저술, 자료 조사에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에는 상패와 함께 상금 1000만 원이 전달됐다.
김광식 교수는 기념강연 ‘그리운 스승, 탄허 스님’에서 근현대 월정사의 기틀을 세운 탄허택성(呑虛宅成, 1913~1983) 스님의 학문적·사상적 특징을 소개했다. 그는 탄허 스님이 유불선을 아우르는 삼교회통의 안목을 지녔으며, 유년기부터 한학을 깊이 수학해 출가 이전 이미 유학에 정통했다고 설명했다. 출가 후에도 불과 1년 만에 선배 스님들에게 한학을 강의할 정도로 학문적 역량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인재 양성을 탄허 스님의 가장 큰 원력으로 꼽았다. 그는 “스님의 어록에는 ‘한 나라와도 바꿀 수 없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말씀이 등장한다”며, 통광·무비·각성·혜거 스님 등 당대 걸출한 수행자를 직접 지도한 점을 강조했다. 또한 수행과 학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숙사 설치 등 교육 환경을 조성하려 했던 노력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불교학생회 ‘법불회’ 회원들이 스님을 찾아왔을 때 8시간 넘게 법담이 이어졌던 일화를 전하며 “스님은 ‘천하의 지식인은 다 내게 와서 물어도 좋다’고 할 만큼 학문과 수행을 겸비한 선지식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동국대에서 앞으로 고승열전 기획과 강의가 마련돼 탄허 스님 선양 작업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학술세미나에서 자현 스님은 ‘혼수의 오대산 나옹 사법과 나옹 계승’ 발표를 통해, 여말선초의 마지막 국사인 환암혼수(幻庵混修, 1320~1392) 스님의 스승이 나옹혜근(懶翁惠勤, 1320~1376) 스님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 근거로 ‘혼수비문’에 기록된 공부선(功夫選) 입격 사실을 들었다. 공부선은 공민왕이 직접 배석한 친임시로 선과 교를 아우른 당대 최고 권위의 특별 승과다.
자현 스님은 당시 공부선을 총괄한 이가 나옹 스님인 점을 들어 “공부선은 법랍이나 승직을 넘어설 수 있는 권위를 지닌 제도”라며 “혼수 스님이 나옹 스님보다 법랍이 8년 앞선다는 이유로 사법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기존 의문을 해소하는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무진 스님이 ‘함허득통의 오대산 주석과 나옹 계승’, 이철헌 동국대 교수가 ‘사명당 유정의 오대산 중건과 사고 설치’, 김경집 동국대 연구교수가 ‘유대치의 개화사상과 오대산 은거설’, 일윤 스님이 ‘방한암 종정의 불출산 리더십과 조계종 종정제도의 원형’을 각각 발표했다.
한편, 한국불교학회는 2019년부터 ‘한암·탄허학술상’을 시행하고 있으며, 짝수 해에는 한암학술상, 홀수 해에는 탄허학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법보신문/ 박건태 기자
출처 : https://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32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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