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환 선생에게 보낸 답서(2) > 한암일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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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환 선생에게 보낸 답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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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6-24 11:19 조회7,128회 댓글0건

본문

■ 번역 ■

삼가 보내주신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지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여 만복하시고, 합내(閤內 : 부인에 대한 존칭) 제절(諸節, 家內)이 모두 평안하시기를 믿으며 기쁜 일이 한량없기를 바랍니다.

급하지도 않고 느슨하지도 않게 화두를 참구하는 공부는 참으로 희유합니다. 화두에 묘함을 얻으면 순혈하기(純血下氣 : 혈기를 내리고 순하게 함)도 저절로 됩니다. 인생의 혼백(魂魄)은 업을 따라 변천합니다. 선업을 지은 사람은 인천(人天)에 태어나서 복을 받고, 악업을 지은 사람은 귀신 지옥에서 고통을 받습니다. 다 전생에 지은 대로 받습니다. 오직 근본 불성(佛性)만 업을 따라 변천하지 아니하고 영원히 광명(光明)이 정대(正大)하여 무한한 진락(眞樂)을 받습니다.

참선법은 불성을 명백하게 요달해서 다시는 업에 구애받지 않음을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화두를 들 때에는 온갖 생각을 허락지 아니합니다. 다만 화두에 대한 의심만 일여(一如)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말이 번다하면 도리어 공부에 방해가 되기에 이만 그칩니다.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기축(1949년) 원월(1월) 12일

산승 한암 올림



■ 原文 ■

謹承審

侍餘體候 餞윷萬福 閤內諸節 俱爲泰平하심을 밋사오니 慰喜無量이오며, 또 不急不緩하게 話頭擧覺하시는 工夫 참 希有합니다. 話頭에 得妙하면 純血下氣도 自然됩니다. 人生의 魂魄은 業을 따라 遷變합니다. 善業을 作한 人은 人天에 福을 受하고 惡業을 作한 人은 鬼獄에 苦을 受합니다. 다 前生에 지은대로 밧습니다. 오직 根本佛性이 業을 따라 遷變하지 아니하고 永遠이 光明正大하야 無限한 眞樂을 受합니다. 參禪法은 그 佛性을 明白하게 了達하야 다시 業에 拘碍치 아늠을 目的하는 것이 올시다. 然이나 擧話時에는 온갖 思想을 許諾지 아니하고 但只 話頭 의심만 一如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말이 繁多하면 도리여 工夫에 妨害키로 이만 긋치옵고 不備謝禮.

己丑(1949년) 元月 十二日

山僧 漢岩 謝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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