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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불광 9월호] /21기 단기출가학교 체험기-21기 일함법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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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단기출가학교 작성일10-05-06 16:26 조회7,7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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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체험기

부처님 품안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다

글_양동민, 사진_하지권

   
 
“그 누구인들 산 속에 들어가 도 닦을 생각이 없으랴만,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애욕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 원효 스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중에서

   
  ▲ 삭발식  
 
마음공부를 하는 불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출가 수행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다만 그 생각이 지속되지 못하는 것은 세속에 얽힌 인연이 쉬 끊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출가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을 가슴 한 켠에 묻고 살아갈 뿐이다. 그들에게 출가에 대한 갈증과 궁금증을 직접 몸으로 체득하며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재가자들을 대상으로 계절마다 1년에 네 번 한 달간 행자 교육이 진행되는 월정사 단기출가학교가 그것이다.
2004년 개교한 이후 21기생까지 배출한 단기출가학교는 그 동안 총 1,150여 명이 졸업했고, 졸업생 중 10%가량이 실제로 출가를 결행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23일간(여름에는 여름수련회 등 사중 사정으로 인해 다른 계절보다 1주일 짧다) 진행된 ‘제21기 단기출가학교’에는 70명이 입학하여 64명(남 34명, 여 30명)이 졸업했다.
단기출가학교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 특집 방송으로 소개된 영향도 있지만, 이번 21기 때는 6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오대산에 짐을 풀 수 있었다.

단기. 출가의. 하루.
첫 날 갈마(면접)를 통해 출가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다지고, 입학식, 고불식, 삭발식, 수계식, 도량결계의식, 전나무숲길 3보1배 등 모든 입학 절차가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삭발은 남자는 예외 없고, 여자는 선택 사항으로 40%가량인 12명이 삭발을 했다.
3일차부터 행자 과정에 준하는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하루 일과는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세 차례 예불(새벽, 사시, 저녁), 108배, 울력, 발우공양, 전나무숲길 경행, 불교 교리 및 문화 강의, 사시예불, 간경, 사경, 좌선 등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 수행일기를 쓰고 나서 9시에 취침한다. 중간중간 특별 프로그램으로 요가, 유서 작성, 오후불식, 산내 암자 참배, 오대산 원족(소풍), 상원사-적멸보궁 3보1배 등이 진행되고, 마지막날 철야 3천배가 이어진다.
묵언(默言) 수행이 원칙이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는 지대방에서나 원족을 갈 때는 대화가 허용된다. 청규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는 벌점을 받아 잠자기 전 참회의 절을 해야 한다. 몇몇 행자들이 묵언을 깨거나 교육시간에 지각해 108참회를 하기도 했다.
   
  ▲ 금강경 사경  
   
  ▲ 서대 염불암 원족, 인례사 스님과 함께 즐거운 한 때.  
   
  ▲ '상원사-적멸보궁' 3보1배  
 















온전히. 참나와. 대면하는. 황홀한. 경험.

참가자들의 단기출가 목적은 대체로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불교를 배우며 스님의 생활을 체험하고 싶어서, 둘째 출가에 뜻을 두고 자신의 근기를 살피기 위해서, 셋째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전환점을 찾기 위해서이다. 이 외에 술담배를 끊거나 살을 빼기 위해 참가한 재활족도 있다.
이번 21기 참가자들 역시 가슴 속에 절절한 사연 하나씩은 품고 들어왔다. 출가를 꿈꾸는 이도 있고, 이혼의 아픔을 딛기 위해, 방탕했던 지난 날을 참회하기 위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내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들어온 이도 있다.
연령, 직업, 출신지역 또한 다양하다. 20대에서 60대까지, 대학생부터 교수, 직장인, 자영업자, 사업가 등 전국적으로 제주도는 물론 미국에서 온 참가자도 세 명이나 된다. 이처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행자 도반’이라는 이름으로 하나 되어, 부처님께 지심으로 귀의하고 온전히 참나와 대면하는 황홀한 경험을 하게 된다.
빡빡한 일정 속에 때론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옆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는 도반을 볼 때면 더욱 분발심을 내게 된다. 밤마다 잠자리에서 끙끙 앓으면서도 3보1배, 3천배 등의 힘든 과정에도 가장 열심히 마음을 내는 63세의 최고령 행자님을 보면서, 또 이제 서른이 된 건장한 청년이 유서를 쓰며 펑펑 눈물 흘리는 걸 보며 어찌 나태해질 수 있겠는가?

   
  ▲ 새벽예불  
 

스스로. 주인. 되는. 삶을. 위하여.
쉴새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파묻혀, 우리 삶은 갈수록 바쁘게 돌아가고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핸드폰과 인터넷이 잠시라도 없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난 듯 불안감에 휩싸인다. 단기출가학교는 이러한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방치하며 잊고 살았던 나와의 짜릿한 만남의 장소다. 밧줄도 없이 스스로를 옭아맸던 무승자박(無繩自縛)에서 벗어나는 해방이자 자유였다.
매일 세 차례 예불을 드리며 부처님께 가까워졌고, 신심이 증장되어 환희심이 가득했다. 아침 전나무숲길을 고요히 사색하며 걷노라면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는 더없이 충만한 시간이었다. 덤으로 일주일간 오후불식하며 5kg이 감량됐다. 쓸모없는 뱃살은 빠지고 뱃심 든든해 돌아오니 매사에 당당하고 자신감이 붙게 된다.
“사바의 여정에 가끔 이곳에 들러, 일주문 밖 어디쯤인가에서 서성이고 있을 초발심 때의 그 간절했던 마음을 추슬러, 삶을 좀더 치열하게 살 수 있는 지남이 되고자 이 탑을 세운다.”
전나무숲길에 세워둔 삭발기념탑에 써있는 문구 중 일부다. 단기출가학교를 선택한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부처님 품안에서 스스로 주인 되기 위한 삶의 열정을 불태우고 떠나는 그들에게, 어느새 오대산은 괴로움이 일 때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이 되어 있었다. -글 양동민, 사진 하지권

   
  ▲ 중대 적멸보궁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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